그림책과의 만남.
위인전과 삼국지, 세계명작동화, 백과사전등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지만...그림책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았다.
내 어린시절 보다는두 아이를 키우며 접한 그림책들이 더 많은것이 사실이랄까?
책이 아기에게 좋다는 뻔한말 때문이 아니라도, 눈만 멀끔멀끔 뜨고 무것도 못하고 있는 아기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렇게, 큰 아이가 태어나며 나와 그림책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접한 수많은 그림책 속에서 나는 기쁨을 느끼고, 인생을 배우며, 삶에 대한 교훈을 얻기도 했다. 단순히 아이가 보는 책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그림책은 그 어떤 책보다 우리 삶에 큰 울림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알고 싶어진 욕구에 의해 그림책 전문 블로그를 오픈하기로 했다.
그 첫 포스팅으로, 그림책의 정의와 역사 그림책에 대한 오해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그림책의 정의.
위키디피아는 그림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그림과 구두 서술이 합쳐진 책의 형태로, 대부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 그림책의 그림들은 유화, 아크릴, 수채화 등 다양한 재료로 그린다. 그림책은 작품 속의 그림이 책 내용의 핵심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림이 들어간 책’(illustrated book)과 구분된다.
위키디피아에서 말하고 있는, ‘그림이 들어간 책’(illustrated book)과 그림책(picture book)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
그림이야기 책은 그림이 없어도 이야기를 이해 할 수 있으며, 이에따라 그림은 글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다. 또한 비교적 글이 많고, 길며 그림은 적다. 그림책은 글의 보조 수단이 아닌, 글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해주고 그림만으로도 그 의미를 전달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여 더욱 확장시킨다. 그림과 글이 서로 상호보완하여 통합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림책의 역사.
현대적인 의미의 그림책 역사는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하인리히 호프만의 《더벅머리 페터》(Der Struwwelpeter, 1845년)와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래빗》(The Tale of Peter Rabbit, 1902년)를 최초의 근대적 그림책으로 본다. 한국의 경우 1980~90년대를 그림책에 대한 인식기, 90년대 이후를 본격 창작 그림책의 출간과 번역그림책의 정리기로 볼 수 있다. 그림책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으나, 인류의 그림을 통한 스토리텔린의 시도는 동굴벽화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글자가 없던 시절부터 인류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그림을 이용하였고, 남프랑스의 쇼베 퐁 드 악(Chauvet Pont de Arc) 동굴의 암벽화나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발견되는 벽화들은 약 3~6만년전 부터 의사소통의 도구로 그림을 이용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 후에도 로마의 크라야누스 원기둥이나 고대 이집트의 벽화,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등도 그림을 통해 그들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집트의 파피루스 두루마리는 현대 그림책과 가장 유사한 성격을 보이고 있다. 이 두루마리의 글과 그림의 배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나열되어 있으며, 현대 그림책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파피루스를 비롯한 고대의 책들은 대부분 부패하거나 부식되기 쉬운 소재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수가 매우 적은 점이 아쉽다.
기원후 1세기경 발명된 '코덱스(codex)는 파피루스나 양피지등 과거의 지류를 가죽으로 감싸 보관 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전에는 두루마리를 펼쳤다 말았다 하며, 페인트 층에 균열이 생겼고 이로 인해 그림을 그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덱스의 발명은 다양한 색상, 폭넒은 삽화를 삽입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중세시대에는 예술작품으로 그림책이 인식되었으며, 책과 그림의 균형이 현재의 형태와 유사하게 개발 되었다. 다양한 화가들이 성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림책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성직자들과 상류층만 소유할 수 있는 사치재 중의 하나였다. 15세기 인쇄술의 발명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빨리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울리히 보너(Ulrich Boner)의 보석(1461)은 활자와 그림이 함께 인쇄된 최초의 책이다. 이후 1658년 최초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 코메니우스의 그림의 세계가 출간되었다.
그림책에서 큰 획을 그으며 19세기 말 그림책의 아버지라 불리는 랜돌프 칼데콧이 등장한다. 이전까지 그림은 단순 삽화 혹은 보조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칼데콧은 그림과 글이 서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전개해갔다. 그림을 통해 숨겨진 이야기를 하거나 은유를 표현 한 것이다. 이후 작가주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아티스트 북이나, 그래픽과 그림책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등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또한,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지 않고 나타내는등 의미와 표현에 있어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림책에 대한 오해 3가지.
사실, 그림책에 대한 몇가지 오해들이 있어 선뜻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림책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3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다.
-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도 어린이용 코너에 비치되어 있는 그림책은 어른이 접근하기 어려움이 있다.
: 이에 대한 대답은 No이다. 그림책은 아이도 읽을 수 있는 책일 뿐, 아이들만 읽는 책은 아니다. 요즘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나, 성인독자 그림책 관련 모임이나 워크숍도 있다.
2. 그림책은 유치하다.
- 아이들이 주 독자인 그림책의 내용은 유치하거나 단순한 내용만 다룰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
: 이 역시 NO이다. 그림책은 무거운 소재나 주제도 있다. 특히 죽음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소재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다. 그림책은 어렵고 무거운 소재라도 잘 이애하고, 마음에 잘 새길 수 있는 형태로 풀어낼 뿐 유치하지 않다.
3. 그림책은 그림을 잘 그려야 만들 수 있다.
- 그림을 잘 그리거나,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그림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오해가 있다.
: 그림책은 단순히 그림으로만 표현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찢은 색종이나, 콜라주 기법으로 그림에 낙서한 것도 그림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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